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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확정
- 작성일2023/05/21 18:52
- 조회 1,313
인천국제공항 ‘1극 체제’인 국내 하늘길이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남부권 상생발전의 새로운 디딤돌이 될 부산 가덕도신공항이 2029년 개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구경북과 호남지역 신공항도 잇따라 들어설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관문공항 구도가 ‘다극 체제’로 바뀔 전망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1극 체제 고수는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렵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동안 꾸준하게 지적돼 왔으나, 이번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확정으로 그러한 우려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항항. 뒤쪽 해안을 매립해 신공항을 건설할 계획이다./전강용 기자/
정부, 조기 개항 ‘속도’
유치 나선 ‘2030 부산엑스포’ 시기 반영
100% 해상안→육지 병행 매립 결정
공사기간, 당초 계획보다 5년6개월 단축
◇정부, 가덕도신공항 2029년 개항 발표= 정부가 가덕도신공항을 2029년 개항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 등과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2030년 부산엑스포’ 시기를 반영해 당초 국토부의 사전타당성조사 결과보다 5년 6개월이나 단축한 것이다. 정부는 단축된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의 ‘100% 해상안’을 폐기하고, 공기 단축에 유리한 ‘육지 병행 매립안’으로 결론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1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경남도, 부산시, 울산시 등 지자체 관계자와 해양수산부, 국방부, 한국공항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석해 그간의 용역 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한 후 이후 협조 사항 등을 논의했다.
완공 시기 단축에 대해서는 토지 조기 보상을 통해 착수 시기를 1년 단축하고, 공항을 가덕도와 해상에 걸쳐서 지으면서 섬 절취부에 여객터미널 공사를 조기 착공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27개월 단축하겠다고 전했다. 또 공기를 단축하는 조건으로 공항 부지 조성을 한 업체에 턴키 방식으로 맡겨 공사 기간을 29개월 단축하겠다고도 밝혔다.
2022년 4월 국토교통부가 사전타당성 용역을 통해 도출한 100% 매립 조감도./부산시/
국토교통부가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2023년 3월 기본계획 단계에서 매립을 최소화한 조감도./부산시/
남부권 관문공항으로
바다 위 소음 피해 없어 24시간 운항 가능
여객·물류 복합…미래항공 수요 대비
생산유발 16조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가덕도신공항 위상 및 기대효과= 가덕도신공항은 인천공항과 같은 해상공항으로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가 없어 24시간 운영을 통해 목적지의 최적 시간에 맞춘 운항이 가능하다. 또한 대형 여객기와 화물기의 미주·유럽 노선 운영과 화물운송에 제한이 없는 활주로 길이 등 시설 규모를 확보하고, 야간 수송으로 인한 화물기 증가로 물류 효율화가 가능해 국제항공 네트워크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덕도는 여객·물류 중심의 복합기능을 가진 남부권 관문공항으로,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으며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미래 항공 수요에 대비할 수도 있다.
경·부·울 지역의 신공항 건설 효과는 생산 유발 16.2조 원, 부가가치 6.7조 원, 고용 10만여 명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남부권 상생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신공항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적 항만과 관문공항이 연계된 복합운송체계 구축으로 항공물류 인프라 활용, 배후지역 신성장 산업(바이오, 반도체, 고부가부품산업, 항공산업) 육성 및 기업 유치 기반을 조성하고, 국내외 기업 본사 및 글로벌 기업 지역본부 유치, 관광·전시·의료·금융·연구개발 등 투자유치 활성화가 기대된다.
또한 공항과 주변 지역 간 유기적인 연계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관광, 컨벤션, 상업, 물류 중심의 지역경제 신성장거점으로 남부권 산업벨트(해양관광벨트, 조선해양플랜트, 기계산업, 석유화학산업, 해양바이오 및 농수산식품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생발전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경·부·울 어디서나 1시간 이내 신공항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덕도와 남해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고속도로, 울산~부전~신공항을 잇는 고속철도 등 다양한 교통망을 건설 또는 검토 중이며, 남부권 전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에 설치된 신공항 반대 플래카드./전강용 기자/
◇신공항 연결 도내 교통망 확보 계획= 경남 곳곳과 가덕도를 연결하는 원활한 교통망을 확보하는 일은 경남지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일이다. 현재 가덕도신공항으로 접근하는 신규 교통망은 철도 4건과 도로 2건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철도는 동대구~밀양~창원~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하는 고속화철도, 창원역~성주사~용원~부산항신항을 연결하는 진해신항선, 2027년 개통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남부내륙철도(경북 김천~거제 총연장 177.9㎞)의 거제~가덕도신공항 연장선, 창녕대합산단~창원을 연결하는 창원산업선이 있고, 도로는 거제~마산 간 국도 5호선 해상구간, 거제~가덕도신공항 고속도로가 있다. 올해 연말 준공 예정인 제2안민터널은 창원과 진해를 통해 신공항으로 이동하는 차량들의 통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또한 도내 1시간 단일생활권 형성과 산업·문화·관광 등 교류 기능 강화를 위한 U자형 고속도로망 조기 구축을 위해 지난 4월 13일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방문해 △거제~통영고속도로 조기 건설, 진해신항~가덕도신공항과 연계한 △부산항 신항~김해 △김해공항IC~대동JCT △칠원JCT~창원JCT △대동JCT~양산JCT 고속도로 조속 추진 등을 요청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과 진해신항 연계 도로망 구축을 위해 김해~밀양 고속도로를 창원까지 연장해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점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지홍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지난 3월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가덕도신공항 추진 관련 경남도 입장= 경남도는 “가덕도신공항이 부산항 신항 및 진해신항과 철도, 공항이 연계된 글로벌 트라이포트 복합운송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서 24시간 운항하고, 대한민국 수출 전진기지로 물류산업을 견인하며,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을 갖춘 관문공항으로 건설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가덕도신공항은 충분한 활주로 길이를 확보하고, 2본 이상의 활주로가 구비된 검증된 공법을 적용한 안전한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우리는 과거 10년간 지역 간의 입지 문제로 갈등하다 신공항 건설이 지연됐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어, 이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관련된 더 이상의 변수를 만들어서는 안 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2030부산세계엑스포와 연계해 가덕도신공항이 엑스포 개최 전에 개항될 수 있도록 경남도에서는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도는 또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경남지역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진해신항과 함께 물류, 교통의 중심지이자 여객·화물 및 정보가 경남으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경남도는 관광·물류 등 산업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남권 미래, 신공항과 직결
경부울, 신공항 연계 광역교통망 확충
배후도시 개발 등 긴밀한 협력 필수
부실공사·안전 우려 해소할 대책 세워야
◇가덕도신공항 성공하려면= 동남권의 미래는 가덕도신공항의 성공과 직결돼 있다. 신공항과 동남권이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면 신공항을 둘러싼 경남·부산·울산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신공항과 연계한 광역교통망 확충, 공항 배후도시 개발, 육·해·공 트라이포트(철도-항만-공항) 물류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해오고 있는 경남·부산·울산은 서로의 지역을 위한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함께 살고 함께 발전하는 경제동맹이란 인식을 확고히 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 지역개발과 조화된 다양한 사업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업기간 단축에 따른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엑스포를 빌미로 신공항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 모든 절차의 간소화는 부실공사로 이어질 것이며 기후재난 상황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환경파괴 우려도 제기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에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김해 돗대산 민항기 충돌사고 이후 20여 년을 이어온 신공항 계획이 가덕도신공항 확정으로 이제야 제대로 출발선에 선 모습이다. 그동안 신공항 건설을 막아오던 여러 난관들을 넘어선 만큼 2029년 개항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